삼성서울병원은 ‘뱃속 시한폭탄’으로 불리는 복부 대동맥류 증상을 가진 98세 초고령 노인의 수술치료에 성공했다고 지난달 25일 밝혔다.
복부 대동맥류는 심장과 허리 아래쪽을 연결하는 굵은 동맥이 풍선처럼 부풀어지는 질환으로, 그 크기가 클수록 터질 위험이 크다. 혈관이 터질 경우 순식간에 대량출혈이 발생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병원에 따르면 이 노인은 지난해 말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외출했다가 갑작스레 찾아온 허리통증으로 쓰러진 뒤 복부 대동맥류 진단을 받았다.
환자 김용운 씨는 주민등록상 나이는 95세지만 실제 나이는 3살이 더 많은 98세.
100세 가까운 노인도 적절한 치료환경과 숙련된 의료진이 뒷받침되면 적극적인 시대가 열린 셈이다.
검사 당시 복부 대동맥류 지름이 9㎝에 달해 파열 위험이 매우 컸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건강한 일반인의 경우 대동맥 지름이 2㎝ 정도다.
수술을 맡은 혈관외과 김동익 교수팀은 이 환자의 부풀어 오른 혈관에 ‘스텐트 그라프트’라는 인조혈관을 삽입했다. 혈관 내 압력이 동맥류 벽에 전달되지 못하게 함으로써 파열을 방지하는 치료법이다. 수술 후 환자는 12일 만에 건강을 되찾아 퇴원했다.
김동익 교수는 “복부 대동맥류는 나이가 들수록 발병 위험이 커지는 질환으로, 별다른 증상 없이 지내다가 갑자기 파열하면 치명적일 수 있다”면서 “이번 경우처럼 이제는 98세 초고령 환자도 수술치료가 가능해진 만큼 나이가 많다고 해서 질환을 참거나 미루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전광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