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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싱가포르 센토사리조트에서 열린 '제20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에서 기조연설하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
노재환 목사 간첩 잡는 기계를 만들었다면 사람들이 안 믿어요. 간첩이 어디 있으며 그걸 어떻게 잡냐고 그래요.
김우중 회장 간첩이야 많지. 간첩을 안보내는 나라는 없지.
노 목사 지금은 간첩들이 팩스에 전문을 싣거나 메일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정보를 이북에 보내지만 옛날에는 CW(모르스코드)가 유일했어요.
배에서 SOS 치듯 간첩이 은신처에서 CW를 치면 그 위치를 각각의 안테나 지국에서 방향을 찾아요. 방탐이라고하는데 몇곳에서 방향을 그리면 교차되는곳이 나오고 그 좌표를 일선 체포조에게 보내면 가서 덮치죠.
처음 몇명을 체포했더니 그 후부터 집에서 안하고 효창공원 같은 공공장소에서 짧게 두드리고 옮겨 버려요. 가보면 벌써 피해버리는거죠.
김 회장 헛 수고했네.
노 목사 그래도 다른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어요.
김 회장 우리 기업들도 해외에 입찰금액을 지시할 때 도면팩스에 암호를 싣기도 했어.
노 목사 회장님 그래도 노년신문에 꼭 알리고 싶은 내용 없으신가요.
김 회장 많지. 무엇보다도 세상 사람들은 대우가 방만경영 때문에 부채비율이 높아져서 정부 제제로 무너졌다고 생각하는데 사실과 많이 달라.
노 목사 저도 그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부채비율은 자기자본에 대한 차입금 비율인데 달러가 계속 올라가 900원이 1900원까지 갔으니, 대우처럼 해외차입이 많은 회사는 자동으로 한화로 계산한 빚이 증가할 수 밖에 없는 착시현상이 발생한 것이죠. 외환위기 직전 대우보다 부채비율이 더 높은 대기업도 여러 곳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환율에 따른 일시적 현상 아니었습니까?
김 회장 우리 대우는 수출주도 기업이니까. 그때 해외에도 자산이 많이 있었는데 이를 달러로 계산하면 큰 금액이었어. 그런데 이 해외자산은 정부가 인정을 안하는거야. 이게 말이 되? 그래 놓고 마치 빚더미 회사인 것처럼 낙인을 찍은거야.
해외에 400개 가량 대우 기업이 있었지.
노 목사 IMF에 대한 해법이 회장님과 각료들이 달라 한때는 김대중 대통령도 회장님 방안에 동의했다고 하던데요.
김 회장 매우 복잡해. 나는 세계 각국을 다니면서 외환위기 당한 나라들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었어. 그래서 수출로 빚을 갚아가자는 주의였지.
환율이 배 이상 하니 수출하기가 얼마나 좋아. 나는 수출해서 빚을 갚자는 주장이었고 각료들은 국내 자산을 팔아서 그 돈으로 빚을 갚자는 안이었어. 다만 내가 강봉X이나 이헌X을 너무 어리게 보고 대접을 못해준 거는 나의 실수고 미안한 일이지.
노 목사 이헌X는 대우에서 회장님이 데리고 있었지 않았습니까?
김 회장 한국 반도체 인수전에서 삼성에게 졌고 그 결과로 대우를 떠났지. 그런데 금감원장이되고 삼성에 유리한 결심을 많이 한걸 보면 내게 불만이 많았던 것 같아.
우린 수출을 주업으로 하니(98년 한국 전체 수출의 15%) 수출금융을 많이 썼는데 나라가 달러가 없으니 수출금융을 막은거야.
그러니 단자회사에서 돈을 끌어와야 되고 회사채를 발행할 수밖에. 이때 악재도 발생했는데 늘 우리와 수출경쟁 상대였던 일본의 노무라증권이‘대우에 비상벨이 켜졌다’고 외신에 때린거야. 국내 여론이 갑자기 나빠지고 또 클린턴이 한국에와서 5대구룹의 구조조정이 부족하다고 바람을 잡으니 정부는 대우를 희생양으로 삼을 수밖에 없었지.
DJ는 햇볕정책을 밀고 가야 하니까 미국눈치를 안볼 수 없었지.
현대는 소몰고 북한 갔으니 체면치례는 했지. 결국 대우가 걸린거야.
사실 대북지원에 있어서는 김일성 김정일 때 내가 이북에 20번이나 가서 보고 만나 보았잖아. 내 결론은 우리가 들어가면 안되고 데리고 나와야 한다는 결론이었어.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도 들어가서 실패했잖아. 난 DJ한테 들어가면 안된다고 말했는데 이것도 정치적 고려가 되었을 거야.
노 목사 회장님이 베트남에서 만난 신장섭 교수가 쓴 책에 보면 18조 추징금에 관한 웃지 못할 이야기가 있던데요.
김 회장 한국 사법의 역사적 오점으로 기록될거야.‘징벌적추징금’이라는 검찰기소에도없는 것을 법관이 창조해낸거야. 그래야 국민들은 대우 날린 것을 잘했다 할거 아닌가.
사실 나는 공금을 1원 한푼 빼돌리지 않았거든. 분식회계는 자네도 사업했으니 알잖아. 이익을 다음해로 넘기기도 하고 손실도분배할 수 밖에 없거든. 회계 기준도 자꾸 바뀌었잖아.
세금 체납 문제도 내 재산 다 가지고 가고 양도세를 다시 내라고 하지 그게 이해가 안가. 나는 박정희 시절부터 성실납세자로 이름 나 있었어. 갑근세 도입도 내가 주창했어. 신장섭 교수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고 노년신문을 통해 내 이야기가 잘 전달되어서 내 명예나 회복시켜 주게나.
노 목사 사람은 모두 공과가 있기 마련인데 회장님에 대해 일부는 사실을 왜곡한 주장을 했지만 진실은 늘 승리하지 않았습니까.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하리라’는 우리연세대학교 교훈 중 진리는 예수님을 의미하는 것이지만 한편 말 그대로 진실이기도합니다.
김 회장 노목사 옛날 얘기는 그만하고 요새 재미있는 소식없나.
노 목사 있습니다. 나훈아 이야기해드릴까요.
김 회장 아 노래 잘하는 그 양반. 옛날에 정말 인기있었지. 경상도(거제)하면 나훈아, 전라도(목포)하면 남진이었지. 그 양반 우리 대우 행사 때 초청했는데 나름 철학이 있어서인지 안오더라고.
노 목사 제가 소위 때 7살 연상의 김지미와 재혼해서 화제를 모았지요. 그땐 연상하고결혼은 생각도 못하던 시절이죠. 다시 이혼하고 세번째 여자하고도 이혼하고 헤어진 거는 불행하죠.
김 회장 무슨 소리고 세 여자하고 살아봤고 또 만나면 네 여자와 살아보는 것인데 행운 중 행운이지.
노 목사 회장님 이것도 분식회계처럼 관점에 따라 다릅니다. 한 여자한테 시달려도 고생인데 세 여자하고 살면 얼마나 힘들겠어요.
김 회장 아랍은 일부다처제인데 티벳, 파키스탄 고산지대에는 지금도 다부일처제인 나라도있어.
노 목사 추석 연휴에 KBS에서 나훈아 쇼를 했는데 시청율이 29%였고 74세라지만 청년입디다. ‘임금이나 대통령이 국민 위해 목숨건 적이 없고 유관순, 안중근, 윤봉길, 이순신 모두 백성이었다’고 일갈했습니다. 코로나로 힘든 국민들에게 시원한 사이다였습니다.
김 회장 한국사회에 시급한 것은 기업가 정신과 근로정신이야 성경에도 일하기 싫으면 먹지도 말라고 했는데(데후3:10), 지금 한국사회가 공돈에 눈이 멀어가니 안타깝지.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나. 다 세금이고 국가 빚이지. 옛날에 고무신 받고 막걸리 먹고 표 찍어준 거하고 똑같아.
노 목사 나훈아의 신곡 ‘테스형’도 인기가 대단합니다.
김 회장 테스형, 테스형하는데 테스형이 누구인가.
노 목사 모르셨어요? 소크라테스요.
김 회장 그 양반이 할배의 할배의 할배지 무슨형이야. 예수님보다도 4~5백년 전사람인데.
노 목사 고대 철학자를 형이라 부르는 나훈아의 재치와 자유로운 영혼이 그를 가황이라 부르도록 한 셈이죠.‘애인이 생겼어요’노래에 ‘교회도 가고요’하는 거 보니 나훈아도 믿음 있는 분인거 같이요.
김 회장 천주교 신자야. 천주교도 신앙고백이 우리 개신교와 같지 않나?
노 목사 같습니다. 다만 마리아 숭배사상과 교황무흠설을 인정하지 않지요.
감리교와 같은 알미니안 주의에 속해요.우리 장로교는 구원의 절대성을 믿지만 알미니안 계통은 구원의 가변성을 믿습니다.
김 회장 노목사 이곳 천국에 오니 교파가 없어 좋아.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