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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에 도전하는 문화적 문법 형성해야”

고영직 문화평론가, ‘새로 쓰는 노년학개론’ 담론 ‘눈길’ 노년의 공부 출세 위한 것 아니라 세상과 소통하기 위한 것 선배시민으로서 역할 다하는 사회는 ‘세대 전쟁’ 걱정없어
지난 5일 ‘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에서 ‘창의적 나이 듦 한?영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65세 이상 인구가 14%를 넘기면서 한국이 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노인들의 행복한 삶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는 ‘노인의 정체성’과 삶에 대한 담론이 활발하게 전개된 적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문화평론가 고영직씨의 ‘새로 쓰는 노년학개론’ 담론이 눈길을 끌고 있다. 

문화평론가 고영직씨는 ‘한·영 컨퍼런스:창의적 나이 듦(Creative Ageing)’에서 ‘새로 쓰는 노년학개론을 위하여‘라는 발제를 통해 “노인들이 무엇을 먹고, 입고, 발라야 젊어 보이는지 고민하지만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하지 않는 사회는 좋은 사회라고 말할 수 없다. 압축된 죽음, 노화 지연, 노화 중지처럼 노화와 맞서는 안티에이징의 길을 그저 따라가는 것이 노년문화의 전부인 것처럼 간주 되는 것은 큰 문제”라며 “노화와 죽음 자체를 긍정하고 노동과 정의가 제자리를 찾는 품위 있는 문화의 토대를 형성해 노년의 삶을 바라보는 우리 안의 ‘척도’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이날 발제에서 “창의적 나이 듦이란 노년들 스스로가 새로운 문화적 양식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며 “이와 더불어 젊은 세대와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영직씨는 또한 “언제나 호기심을 갖고 항상 행동하며 살아가려는 삶의 전환을 통해서 세상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도전하는 삶을 살아가는 문화적 문법을 형성하고 강화해야 한다”며 “공부하는 노년이 아름다운 이유는 출세하기 위해 하는 공부가 아니고, 나를 위한 공부이면서 세상과 소통하는 공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한국 사회에서 최근 세대 간 갈등이 격심해지는 현상은 심각한 사회문제라며, 노인이 외롭다고 하는데 노인이기 때문에 외로운 것이 아니라 외롭기 때문에 노인이 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며 “노년 세대가 먼저 산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공공선을 발현하는 선배시민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사회에서는 세대 간의 전쟁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또한 영국 전역의 예술 기관을 후원하는 영국 배링재단(The Baring Foundation)의 디렉터인 데이비드 커틀러(David Cutler)는 ‘영국의 예술과 고령화 사회 개관’이라는 발제를 통해 “창의력을 발휘하고 문화활동에 참여하는 권리는 연령에 관계없이 모든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이며, UN 또한 이를 인정하고 있다”며 “영국은 지난 10년간 도시 내 세계적 수준의 예술기관들이 연령친화적 문화예술활동을 제공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영국은 서로 다른 연령대가 섞이지 않도록 세대 간 집단이 따로 모여 살아가는 양상이 매우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특히 일부 요양시설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데 다수의 예술기관이 이에 대한 우려를 표현해 왔다”며 세대 간 분절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원장 양현미)과 주한영국문화원(원장 마틴 프라이어)은 영국 배링재단(The Baring Foundation)과 협력하여 지난 5일과 6일 이틀에 걸쳐 ‘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에서 ‘창의적 나이 듦(Creative Ageing) 한?영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번 컨퍼런스에는 문화예술교육 전문가, 문화기반시설 디렉터, 전문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10명의 영국 전문가들이 방한하고, 15명의 한국 연사들이 참여해 양국 간의 현황과 사례를 공유하는 컨퍼런스, 라운드테이블 및 워크숍 프로그램 등으로 진행됐다.
전광민 기자oldag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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