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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 50골? 10년만 더 젊었어도…

라이언킹 이동국 “기분 좋은 출발… 그래도 어차피 깨질 최다골 기록”
6일 오후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 전북 현대와 베이징 궈안의 경기. 전북 이동국이 역전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은퇴할 순간에 기록을 가지고 있는 게 의미가 크죠!”

‘40세 스트라이커’ 이동국(전북)에게 쉼표는 없었다. 축구 선수로서 ‘환갑’을 훌쩍 넘어 은퇴를 생각해야 할 나이지만 이동국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했다.

이동국은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베이징 궈안(중국)과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G조 1차전에서 결승골을 포함해 1골 1도움의 맹활약을 펼치면서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전북 현대의 지휘봉을 잡은 조제 모라이스 감독은 지난 1일 프로축구 K리그1 개막전에서 이동국을 교체 멤버로 활용했다. AFC 챔피언스리그에 대비한 선수 운용이었다.

개막전에서 체력을 보충한 이동국은 말 그대로 ‘펄펄’ 날았다. 최전방 원톱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한 이동국은 1-1로 팽팽하던 후반 3분 결승골과 더불어 후반 26분 김신욱의 헤딩 쐐기골까지 도우면서 전북의 3-1 승리를 견인한 뒤 후반 30분 홈 팬들의 박수갈채 속에 교체됐다.

이번 득점으로 이동국은 AFC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개인 통산 37골을 꽂으면서 역대 최다골 행진을 이어나갔다. 직전까지 데얀(수원)과 36골로 같았지만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수원 삼성이 이번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지 못한 만큼 이동국은 골을 넣을 때마다 자신의 기록을 깨나가게 됐다.

경기가 끝난 뒤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난 이동국은 여유가 넘쳤다.

은퇴를 고려해야 할 나이에 이번 시즌 전북의 주장까지 맡은 이동국은 “K리그1 개막전에서 준비했던 것들을 다 보여주지 못해 이번 경기에서 다 풀어내자고 후배들과 이야기했다”라며 “AFC 챔피언스리그 첫 경기였지만 지난 경기보다 많이 좋아진 것 같다”고 웃음을 보였다.

전북은 지난 1일 펼쳐진 대구FC와 프로축구 K리그1 개막전에서 1-1로 비기면서 아쉬움 속에 시즌을 시작했지만 베이징과 시즌 두 번째 경기에서 화끈한 골 세례를 펼치면서 ‘절대 1강’의 자존심을 되살렸다.

이동국은 AFC 챔피언스리그 역대 최다골의 주인공이 된 것에 대해선 “어차피 깨질 기록”이라며 대범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앞으로 더 많은 골을 넣고 싶다. 이번 득점의 기쁨은 빨리 잊어야 한다”라며 “그래도 기분 좋은 출발은 맞다”고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이동국은 “어차피 깨질 기록들이다. 물론 최다골 기록을 세운 것은 기쁘지만 은퇴하는 순간에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게 더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AFC 챔피언스리그 최다득점자라는 생각을 할 겨를도 없다.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아있다”라고 끊임없는 도전을 예고했다.

그는 AFC 챔피언스리그 역대 통산 50호골 도전에 대한 각오를 묻자 “50골이요? 글쎄요, 한 10년만 젊어도…”라고 미소를 지었다. 지난 시즌까지 전북 유니폼을 입고 맹활약했던 김민재(베이지 궈안)와 대결한 것에 대해서도 “공교롭게도 김민재의 실수로 우리 팀의 득점이 나와 한편으로는 안쓰럽다. 앞으로 좋은 모습을 계속 보여줬으면 좋겠다”라고 응원의 말을 남겼다.    이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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