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여곳의 상장사 주총이 하루에 몰려 올해 첫 ‘슈퍼주총데이’로 지목돼온 22일 단연 시선을 끈 기업은 현대차[005380],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207940], YG엔터테인먼트 등이었다.
다만 쟁점이 있던 기업들은 현 경영진 측의 안건이 대부분 주총을 통과하는 등 특별한 이변은 없었다.
무엇보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012330] 주총에서는 사측이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을 상대로 완승을 했다. 이날 오전 열린 현대차 주총에서 엘리엇이 제안한 사외이사 선임, 배당 등 안건은 모두 부결됐고 이사회측이 제안한 모두 안건이 통과됐다.
예를 들어 엘리엇 측이 내놓은 주당 2만1천967원의 파격적 고배당 안건은 13.6%의 찬성표만 얻어 86%가 찬성한 이사회측 안(주당 3천원 배당)에 밀렸다. 사외이사 선임에서도 엘리엇 측이 내세운 후보는 모두 떨어졌다.
현대모비스 주총에서도 엘리엇 측이 제시한 배당 안건과 사외이사 후보는 모두 부결됐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지분의 40%대를 차지하는 외국인 주주들도 상당수가 엘리엇의 제안을 외면한 셈이다.
이로써 엘리엇은 작년 5월 현대차가 추진하던 지배구조 개편에 제동을 걸어 임시 주총 취소를 끌어냈지만 이번에는 완패했다.다만 두 회사 이사회가 엘리엇 제안을 반영한 이사회 내 보수위원회와 투명경영위원회 설치 안건은 표결 없이 원안대로 승인됐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은 이날 주총과 이사회를 거쳐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대표이사를 맡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총에서는 국민연금의 반대의견에도 역시 재무제표 승인, 사내이사·사외이사 선임, 보수 한도 승인 등 안건이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국민연금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 분식회계로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은 점 등을 고려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지만, 지분율에서 삼성물산[028260](지분율 43.44%), 삼성전자[005930](31.49%)에 크게 밀려 힘을 쓰지 못했다.
‘버닝썬 사태’로 위기를 맞은 YG엔터테인먼트[122870]의 경우도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의 동생인 양민석 대표이사가 사내이사로 재선임되는 등 주총이 일사천리로 진행돼 불과 15분 만에 끝났다.
양 대표는 주총에 앞서 이번 사태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본 사안에 대해 매우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관계기관에서 진행되는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YG엔터테인먼트 주총에서는 상장사가 감사·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3%룰’에 걸려 배호성 법무법인 주원 변호사의 감사 재선임안이 부결됐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이날 309개사(코스피·코스닥 상장사 기준)가 주총을 연 것으로 집계했다.
현재 예정된 올해 주총시즌 최대의 ‘슈퍼 주총데이’는 오는 29일로, 한진칼[180640] 등 537곳의 주총이 몰려있다. 하루에 300곳 이상이 주총을 여는 날은 328개사의 주총이 몰린 27일을 포함해 모두 사흘이다.
김성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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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날 : [2019-03-25 15:57: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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