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세 여인·치매 증상을 앓고 있는 70대 할머니 오가며 열연
영화 ‘증인’ 정우성 영화부문 대상, 드라마 SKY캐슬 4관왕
2019 백상예술대상의 주인공은 탤런트 김혜자(78)와 영화배우 정우성(46)이었다.
김혜자는 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5회 백상예술대상에서 JTBC ‘눈이 부시게’로 TV 부문 대상의 영광을 안았다.
‘눈이 부시게’는 같은 시간 속에 있지만 서로 다른 시간을 살아가는 두 남녀 ‘김혜자’(한지민·김혜자)와 ‘이준하’(남주혁)의 로맨스를 그렸다. 극중 김혜자는 21세기를 살아가는 25세 여인과 치매 증상을 앓고 있는 70대 할머니를 오가며 열연했다.
김석윤 PD와 이남규, 김수진 작가에게 공을 돌리며 ‘눈이 부시게’ 속 내레이션을 읊어 감동을 줬다.
“‘내 삶은 때론 불행했고, 때론 행복했습니다. 삶이 한낮 꿈에 불과하다지만, 그래도 살아서 좋았습니다. 새벽에 쨍한 차가운 공기, 꽃이 피기 전 부는 달콤한 바람, 해질 무렵 우려 나오는 노을의 냄새, 어느 한 순간도 눈부신 날이 없었습니다.
지금 삶이 힘든 당신,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이 모든 걸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엄마였고, 누이였고, 딸이었고, 나였을 그대에게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우성은 ‘증인’(감독 이한)으로 영화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증인’은 신념을 잠시 접고 현실을 위해 속물이 되기로 마음 먹은 변호사 ‘순호’(정우성)가 사건 현장의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 ‘지우’(김향기)를 만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253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았다.
“최우수 연기상 수상자 발표가 끝난 뒤 ‘증인’ 팀들과 소주 한 잔 마시고 집에 가서 자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생각지도 못한 상을 줘서 감사하다. ‘너무 빨리 받게 된 것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고 털어놓았다. “선입견은 편견을 만들고, 편견은 차별을 만든다. 늘 인간의 바른 관계 안에서 영화를 만드는 이한 감독과, 성장하면서 겪지 못한 아버지와의 경험을 하게 해준 박근형 선배에게 감사하다. 향기야, 너는 그 어떤 누구보다 완벽한 나의 파트너였어”라며 “영화는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다. 앞으로 영화라는 거울이 시대를 비출 때 좀 더 따뜻하고 일상의 찬란한 아름다움을 담을 시대가 오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작품상은 tvN ‘나의 아저씨’와 영화 ‘공작’(감독 윤종빈)의 몫이다. 탤런트 이병헌(49)과 염정아(47)는 각각 tvN ‘미스터 션샤인’과 JTBC ‘SKT캐슬’로 TV 부문 최우수 연기상을 받았다. 이병헌은 부인인 탤런트 이민정(36)에게 고마워하며 “천재적인 글을 쓰는 김은숙 작가의 대사를 내 입으로 표현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 대범하고 섬세한 연출을 하는 이응복 PD와도 작업할 수 있었다. 김태리씨 연기를 보고도 굉장히 놀랐다”고 전했다.
이날 ‘SKY캐슬’은 드라마 부문에서 4관왕을 차지했다. 최우수연기상을 비롯해 신인연기상(김혜윤), 연출상(조현탁 PD), 조연상(김병철)까지 거머쥐었다.
반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