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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여자 프로골프(LPGA)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김아림이 14일(현지시간) 우승컵에 입맞추고 있다. 김아림은 첫 출전한 LPGA 대회에서 5타 차이를 뒤집고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
김아림(25)이 첫 출전한 US여자오픈(총상금 550만 달러)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김아림은 15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챔피언스 골프클럽 사이프러스 크릭 코스(파71·6731야드)서 열린 제75회 US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로 4언더파 67타를 쳤다.
합계 3언더파 281타를 기록한 김아림은 2언더파 282타를 적어낸 공동 2위 고진영, 에이미 올슨을 따돌리고 정상을 차지했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김아림은 상금 100만 달러를 받았다.
김아림은 이번이 US여자오픈 첫 출전이다. 출전권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얻을 수 있었다. 지역 예선을 치르지 못하는 상황에서 세계랭킹 50위까지만 주던 출전권을 75위로 확대했기 때문이다.
출전권을 확보한 지난 7월 김아림의 세계랭킹은 70위였고, 현재는 94위다.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는 두 차례 우승을 경험했다. 이번 시즌 우승은 없었다.
그런데 처음으로 나선 US여자오픈에서 정상까지 올랐다. US여자오픈에 첫 출전한 선수가 우승한 건 김아림이 역대 5번째다. 앞서 패티 버그(1946년), 캐시 코닐리어스(1956년), 김주연(2005년), 전인지(2015년)가 첫 출전에서 정상에 섰다.
한국 선수가 이 대회 우승자로 이름을 올린 건 통산 11번째 우승이다. 박인비가 두 번 우승해 US여자오픈에서 정상을 경험한 한국 선수는 김아림이 10번째다.
김아림은 1라운드에서 3언더파로 공동 2위의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하지만 2라운드에서 3오버파에 그치며 공동 20위로 떨어졌고, 3라운드까지 1오버파로 공동 9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악천후로 하루 순연돼 열린 이날 마지막 라운드 경기에서 놀라운 뒷심을 발휘하며 역전 우승까지 완성했다.
김아림은 이날 5~6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작성하고, 8번 홀에서도 버디를 낚아 역전극의 발판을 놨다. 10~11번 홀에서 보기로 흔들렸지만 16~18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몰아쳐 승기를 잡았다.
3라운드를 마치고 시부모상을 당한 올슨은 마지막까지 우승 경쟁을 벌였지만, 16번홀에서 뼈아픈 보기를 범해 고개를 숙였다.
세계 랭킹 1위 고진영도 이날 3언더파 68타를 치며 선전했지만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다.
3라운드까지 선두를 지키던 시부노 하야코는 이날 3오버파74타를 적어내며 4위로 대회를 마쳤다.
박인비와 이정은6은 2오버파 286타로 공동 6위에 자리했다. 이민영2는 공동 11위(4오버파288타), 김세영은 공동 20위(6오버파290타)에 랭크됐다.
대회를 출전할 때만 해도 김아림의 우승은 예상하기 어려웠다.
깜짝 우승을 차지한 김아림은 “정말 영광스럽다”면서도 “내가 우승했다는 게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내가 항상 우승했던 분위기와도 다르다. 코로나19 때문에 다른 환경에서 우승한 것이라 어색하다”고 솔직한 소감을 전했다.
우승을 할 수 있게 도와준 사람들에 대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김아림은 “내가 잘해서라기 보다는 잘 돼서 우승한 것 같다. 저를 끝까지 믿어주시는 스폰서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 시국에 이렇게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점에 감사하고, 내 플레이가 누군가에게는 희망과 에너지가 됐으면 좋겠다”고 마음을 전했다.
최중탁 기자